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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천]"모범형사"후기, 이 시대의 모든 모범형사를 위하여 (스포 有)

Helen lee 2020. 12. 9. 23:51

웹툰이던 드라마던 완결이 난 후 몰아보는 걸 좋아해서 무료 드라마로 나온 모범형사를 쭈욱 몰아봤다.

일단 결론은, 소주+사이다 같은 드라마! 추천추천♥ (그 이유는 맨 밑에)

그 드라마에 대해 간단 포스팅을 해보려 한다

 

드라마 모범형사,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답답함을 더해주기도, 그 답답함을 날려주기도 할 드라마.

권력을 쥐고 권력을 통해 자신의 악행을 숨기려고 하는 자들과 진실을 밝히려고 노력하는 자들의 이야기이다.

(언젠가부터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공무원들의 비리가 파헤쳐지는 시나리오지만 정말 재미있게 봤다.)

드라마 제목에서부터 나오듯 이 사회에서 모범이 되려고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이다.

 

5년 전 여대생을 살해하고 이를 조사하던 형사 '장진수'까지 살해한 혐의로 사형수 판결을 받은 '이대철'

'이대철'을 체포했던 형사 '강도창'

최초로 '이대철'사건을 조사했고 '강도창'에게 '이대철'을 범인으로 넘겨준 비리 형사 '남국현'

5년 후 '강도창' 앞에 나타난 엘리트 형사 '오지혁'

당차고 뚝심 있는 진실을 밝히고 싶은 기자 '진서경'

이 다섯 명이 '이대철'사건으로 관계를 갖고 진실과의 사투를 벌이는데 현실 형사와 기자, 그리고 이 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권력층이 잘 그려져 공감을 많이 하게 된 드라마였다.

 

<출처 : JTBC>

등장인물을 한 명 한 명 살펴보자.

강도창 『배우 손현주』

동료를 사랑하고 형사로서의 신념과 의리로 살아가는 멋진 형사

어떤 것보다 직접 발로 뛰고 땀 흘린 결과를 믿는 형사이자 터프함과 의리, 그리고 동료를 사랑하는 마음,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남자.

진급은 못했지만 후배 형사들의 존경을 받는, 진정한 형사.

 

5년  전 동료 '남국현'이 넘겨준 증거들로 '이대철'을 체포한 형사이지만 시간이 지난 후 '이대철'이 무죄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를 증명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사건에 연관된 많은 사람들이 책임을 지게 되지만, 형사로서 자신의 양심을 무시하지 않는 그다.

중간중간 많은 유혹과 고난이 있지만 뚝심 있게 밀고 가는 그를 보면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것저것 많은 상황에서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조화라는 이름으로 고개를 숙였던 내 모습이 참 가슴을 조여왔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 손주현의 감정선 하나하나가 정말 끝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를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는  주인공의 고뇌와 감정들을 한번 느껴보길 바란다.

 

 

오지혁 『배우 장승조』

경찰대 출신에 광역수사대 8년 경력의 엘리트 경찰.

섬세한 통찰력과 무엇 하나 놓치지 않는 날카로운 현장감각의 소유자.

'강도창'을 만나면서 점점 인간미를 더해가며 진짜 모범 형사가 되어가는 그.

 

어렸을 적 눈앞에서 아버지가 살해되고 그로 인해 어머니는 자살하는 비극의 주인공이 된 그, 눈앞에서 살인자를 봤지만 기억을 하지 못하고 범인을 잡지 못한다. 부모를 잃은 그는 큰아버지 손에서 자신만이 세상의 주인공으로 아는 '오종태'와 함께 자란다. 이러한 성장과정에서 나오는 분노는 그를 경찰로 이끌고 그렇게 '강도창'의 파트너가 된다. '강도창'이 조사하는 '이대철' 사건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짓밟은 사촌 형 '오종태'가 연관된 것을 알게 되고 그 사건에 뛰어든다. 

 

냉철한 그가 점점 인간미 넘치는 사람으로 바뀌는 과정과 사건을 같이 파헤치는 기자 '진서경'과의 러브라인도 이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재미였다.

 

 

 

 

진서경 『배우 이엘리야』

정한일 보 기자라는 자부심과 자신은 진실을 알린다는 책무감을 가진 그녀.

자신의 의도와 달리 자신의 기사가 누군가의 권력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일임을 깨달아가는 그녀.

 

학교 선생님이었던 그녀가 기자가 된 것은 아버지가 조직의 잘못된 비리를 내부 고발했다가 징계를 받게 되는 과정에서 그 아버지의 징계가 부당하다는 진실을 밝혀준 '유정석' 기자처럼 되고 싶어서였다. 처음에는 동경하던 그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면서 '유정석'과의 관계 변화도 드라마 관전의 포인트 중 하나다.

 

'진서경'은 극 초반에 우리가 사회생활에서 현실적으로 겪을 수 있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들을 하는데 중반에는 현실을 선택하고 거기서 많은 고뇌들을 얻는다. 후회 속에서 자신의 신념을 정하고 진실을 하나하나 찾아가는 그 과정에 참여하는데 두 모범 형사들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지켜보면 되겠다.

 

 

 

여대생 살인사건의 조작된 범인 '이대철'의 무죄를 밝히며 점점 드러나는 진실들.

드라마를 보다 보면 대한민국 사회 깊숙이 박혀있는 권력이라는 역겨운 현실을 보게 되는데 이게 정말 드라마를 불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또 이것을 사이다처럼 날려주는 강도창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사건을 처리하기보다 위에 알랑방귀 뀌고 비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에서 씁쓸하면서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 마음이 너무 아팠다. 드라마를 보는 이유가 대리만족이라면 좋은 대리만족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숨은 반전도 있고 답답한 일상에서 내가 하지 못하는 사이다 한마디! 를 느껴보고 싶다면 정말 강 강추하는 이 드라마!!

 

이 밑으로는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되어 있으니 스포일러가 싫으신 분은 여기까~쥐!★

(아래부터는 대부분의 줄거리와 개인적인 느낌이 포함되어있습니다^-^)

 

멋진 강력 2팀ㅎㅎ (근데 범인 잡을 때 너무 우르르 몰려다니는 거 아닙니까.....??ㅎㅎ....)

 

드라마는 크게 1막과 2막으로 나뉜다.

1막의 시작은 잘못된 수사로 인하여 사형수가 생기는 상황부터 시작이 된다.

사형수 '이대철', 여대생 살인과 그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를 살해한 살인마..

사건 당시 착실하게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그였지만, 조작된 증거들로 인해서 살인자로 누명을 쓰게 된다.

아무리 무죄라고 외쳐봐도 조작된 증거들을 받아 조사를 하는 강도창 형사에게는 그저 범인일 뿐이다.

그렇게 사형수가 되어 복역 중인 상황에서 5년 후 갑작스럽게 한 사건으로 이대철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이대철의 딸 '은혜'를 죽였다고 자백한 '박건호'.. 사건의 실상도 없고 시체도 없고, 그저 5년 전 이대철 여대생 살인사건을 상기시키기만 하는 이 자백에 형사들은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이대철의 결백을 확신하는 '박건호'가 사건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연기한 일이라는 걸 알아냈고,

이대철을 감방에 보내면서 약간의 찝찝함을 느꼈던 강도창 형사에게 누군가 사건 당일 이대철의 알리바이가 담긴 동영상을 보내며 강도창과 오지혁은 이 사건을 풀어보려 결심한다.

 

심지어 이대철을 위해 끝까지 범인을 밝히려 한 '박건호'는 폐건물에서 누군가에게 살인당한다.

박건호가 사망한 사건 현장마저 권력의 개가 된 '남국현' 형사에게 정리되어 범인을 찾기 힘든 상황이 만들어진다.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도움들이 생긴다. 이는 이전에 '진서경' 기자에 의해 언론에 비리를 폭로당해 철장 신세를 지고 있던 전 인천지검장인 '김기태'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그지만, 진실을 찾는 그들과는 방향이 같았기 때문에, 한때 최고의 권력을 쥐고 있던 그에게 예상치 못한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 그저 자신의 이익을 계산하며 큰 그림을 그리던 김기태 지만 그를 통해 진실에 더욱 가까워진다.

 

갑작스러운 사형집행 소식과 함께 고군분투하며 여러 증거들을 모아 싸우며 힘겹게 재심을 열게 되지만, 많은 계략과 숨은 힘들에 의해 결국 판결을 뒤집지 못하고 이대철은 사형대에 오른다. 

 

그렇게 1막은 막을 내리고 2막이 시작된다.

 

재심을 여는 과정에서 경찰과 검찰 모두에게 등 돌려야만 했던 그들에게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강도창 형사는 승진대상에서 좌천을 당하고, 형사 2팀은 압수수색을 당하는 굴욕과 사건 배당을 안 해주는 등 여러 불이익들이 있다. 누구나 흔들릴 상황에서 실제로 누군가는 흔들리기도 하며 주인공인 강도창 조차도 고뇌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이 너무 와 닿았다. 강도창과 오지혁, 둘 만 포기하면 모두가(?) 편안 해지는 상황에서 그 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름의 수사를 이어나간다.  

 

1막에서 예상 못한 도움을 준 게 김기태 전 인천지검장이라면, 2막에서 반전으로 도움을 주는 게 인천 서부경찰서 서장인 문상범과 청문담당관 윤상미이다.

초반에는 둘 다 한숨 유발자에 한대 줘 패고? 싶은 인물들이었다면, 2막에서 많은 도움과 상황을 뒤집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물론 모두 정의 한 스푼에 개인적 욕망 한 스푼이지만..?)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위태위태해지는 '강도창'과 '오지혁', 내가 생각하는 2막의 시작은 '오지혁'이 '오종태'에게 칼침을 맞으면서부터라고 생각한다. 이때부터는 정말 순서 없이 진실들이 쏟아져 나와서 정신없이 본 것 같다. 진실에 다가가는 강력 2팀과 '진서경' 기자, 그리고 이를 막기 위해 후춧가루를 뿌리는 '남국현' 팀장, 돈과 권력을 통해 압박하는 '오종태'와 '유정렬'의 진짜 숨 막히는 대립관계에서 드라마의 큰 묘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재미는 자신의 우상이자 롤모델이었던 유정석을 압박하면서 그 과정에서 고민하고 기자라는 직업의 프라이드를 지키려 노력하는 진서경의 관계이다. 나의 롤모델의 안 좋은 모습들을 알아가면서 얼마나 마음이 무거울까 그리고 얼마나 고민될까.. 드라마에 몰입해서 보다 보니 그 감정들이 나한테 넘어오는 것 같았다. 


지금껏 알아낸 사실들을 가지고 유정석에게 진실을 요구하고 유정석을 충격적인 그날의 진실들을 밝힌다.

정한일보는 팩트만을 말한다는 끝까지 애사심과 기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자신의 잘못을 기사로 써서 신문에 투고하였고 이로 인해 억울하게 사형당한 이대철과 많은 비리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 

 

이 사진을 보면 정말 궁금해서 드라마를 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물음표 스포일러를 하나 던진다. 왜 "유정석"은 죽어 있을까.. 누군가에게 살해된 것일까..? 정답은 아래 흰색 글로 작성해 뒀으니 궁금하신 분은 드래그!

 

최초 수사를 하던 형사를 죽인 것은 유정석이었고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여대생 살인사건의 진범인 오정태를 잡기 위해 둘이 있는 상황에서 몸싸움 끝에 본인 스스로 다리 밑으로 몸을 던져 자살을 한다.

치밀하게 계산된 유정석의 행동으로 오정태는 이대철처럼 짜인 판에서 범인으로 몰려 처벌받게 된다.

이 결말이 통쾌하면서도 약간의 찝찝함과 씁쓸함을 안긴 것 같다.

 

 

드라마를 보며 각 캐릭터들에게 많은 공감이 되었다. 비현실적으로 착하고 정의로운 사람은 없었고 모두 실수하고 조금은 부패했으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지만 마지막엔 모두가 진실을 숨긴다. 

지극히 인간적인 드라마를 본 느낌이었다. 

 

초반 첫 화에 크게 눈길을 끄는 게 없었고 잔잔하게 흘러가기 시작해서인지 주변에 1화 보고 말았다는 분도 종종 보았는데, 그분들에게 조금만 더 봐 볼 것을 권유한다. 어느 순간부터는 멈출 수 없다........

 

시원한 사이다 한잔을 마신 것 같지만, 마지막에 씁쓸함이 남아 이 드라마의 결론은 쏘사...(소주+사이다)

달달하고 시원하게 한잔 한잔 마시며 기분이 좋아지지만, 마지막엔 약간의 씁쓸함과 숙취? 가 남은 듯하다 ㅎㅎ

 

드라마를 시청하는 모든 사람들이 『모범형사』가 되어 『모범사회』를 만들게 되는 그 날을 기대하면서 포스팅을 마친다. 

 

<위 포스트의 사진들은 JTBC 출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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