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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천]"우아한 친구들"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化樣年華(화양연화) 숨은 뜻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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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추천]"우아한 친구들"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化樣年華(화양연화) 숨은 뜻

Helen lee 2020. 12. 13. 03:48

『화양연화』라는 말이 드라마에 참 많이 나온다.

한자 그대로의 뜻을 보면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화양연화'라는 단어가 2000년 양조위, 장만옥이 주연으로 출연한 '배우자가 있는 두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을 그린 작품'이라는 것을 알 것이다.

드라마의 프로그램 정보와 드라마에서 나오는 '화양연화' 뜻은 전자의 뜻을 사용하지만, 이 드라마의 큰 그림들을 보면 후자의 내용 또한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이 '화양연화'의 뜻을 안다면 이 드라마의 성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제 5년차 부부가 된 나에게는 남자 주인공이 남편과 닮았다는 생각에 어딘지 모를 뿌듯함과 세상을 살다 보면 생길 수 있는 변수들로 인해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 부부 사이의 안타까움을 가장 크게 공감하면서 봤던 것 같다.

1박 2일로 드라마를 정독할만큼 몰입감이나 재미는 두말할 필요 없었고 드라마를 보면서 감사함과 반성, 그리고 다짐을 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럼 본격적으로 드라마 설명을 하러 출발~

처음 주인공들이 만난 대학 동아리의 졸업공연 '화양연화', 다시 돌아온 해숙이가 오픈한 술집 '화양연화'

드라마의 시작은 정말 누가봐도 부러운 남주인공 '안궁철'과 그의 아내 '남정해'의 행복한 결혼생활로 시작을 한다.

이 둘은 대학교 때 연극동아리에서 만나 결혼한 사이로 남편은 잘 나가는 치킨 브랜드의 본부장이고 아내는 대학병원의 정신과 의사이다. 안궁철은 아내가 퇴근하면 발마사지를 해주고 아침을 차려주고(마치 내 남편 같은♥) 아내를 모시고 산다. 안궁철에게는 대학 연극 동아리 5인방이 있는데 이 5인방의 이야기가 바로 드라마의 스토리이다.

 

<출처 : JTBC>

일반적인 사람관계가 그렇듯 서로가 서로에게 비밀을 갖고 있고 그러한 비밀들이 만드는 오해들과 이 오해들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사고들.. 그럼 스토리를 끌고 가는 이 5인방에 대해서 간략하게 알아보자.

안궁철(45세, 배우 유준상)

 

자신의 신념을 지킬 줄 알고 정의와 선이 있어 멋있는 남자, 자신의 안위로는 굽히지 않는 신념도 자신의 사람을 위해서는 굽힐 줄 아는 남자, 자신이 지켜야할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이 과하게 높은 사람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굉장히 욱하는 모습도 보인다..) 로맨티시스트 남편이자 친구 같은 아빠, 친구들에게는 부러움과 함께 의지할 곳이 되어주는 사람이 바로 남주인공인 '안궁철'이다.

 

대학 연극 동아리 시절, 얼떨결에 '백해숙'과 사귀지만, '해숙'이 연극 동아리 담당교수와의 성접대 논란이 생기면서 '궁철'을 떠난다. 그때에도 책임을 지겠다고 했던 멋진 남자였지만, 그러한 과정들을 본 아내 '정해'에게는 '해숙'이라는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남편이 된다.

과거 담당교수의 살해사건에서 유력한 용의자였지만, 무혐의로 인해 처벌받지 않았다. 이로인해 5인방은 서로를 기피했지만, 호재가 있는 신도시 아파트에 모이게 되면서 다시 한번 자연스레 뭉치게 된다. 이러던 중 아내가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골프강사 '주강산'의 꾐에 빠져 나체사진을 찍히고 협박받는 일이 생기고 이를 알게 된 '궁철'은 범인의 집에 찾아가기까지 한다. 그리고 친구들이 '궁철'의 뒤를 따라갔을 때에는 당황한 '궁철'과 죽어있는 범인 '주강산'만이 있는데..

과연 '궁철'은 과거에는 자신의 여자친구를 위해 담당교수를 살해하고 현재는 아내를 위해 범인을 살해한 살인자일까? 아니면 단순히 우연의 일치로 인한 용의자일까..

 

 

정재훈(45세, 배우 배수빈)

 

냉혈한이자 싸이코기질이 다분한 완벽주의자, 자기애와 열등감이 높은 겉과 속을 알 수 없는 남자, 단 한 명의 사랑을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집착남, 애정결핍으로 인한 공허함을 계속해서 누군가를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싸이코, 결국 사랑에 모든 것을 건 남자, '정재훈'이다.

 

어려서부터 잘난 형들과 비교당하며 아버지의 사랑을 못받고 자란 그, 대학교에서 만난 '정해'를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아간다.

유학생활 동안 '궁철'을 마음에 둔 '정해'의 껍데기와 만남을 갖지만 결국 결혼 전 '궁철'에게 간 그녀에게 계속해서 매달린다. 그런 그녀를 대신하기 위해 재력가 집안의 미스코리아 출신인 모란과 결혼하지만 그로는 채울 수 없는 공백임을 깨닫고 부부관계 중 '정해'의 이름을 외치는 실수를 범한다. 결혼 후 20kg 체중이 증가한 모란에게 결국 이혼을 선포하고 돈 많은 돌싱 의사가 된다. 항상 사람을 불러 모으는 '궁철', 자신의 사랑이었던 '정해'를 빼앗아간 '궁철'에게 겉으로는 절친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속은 알 수가 없다. 그의 집착이 이 사건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그는 결국 '정해'의 행복을 바라 줄까? 아니면 '정해'의 사랑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집착의 길을 달려갈까?

 

 

조형우(45세, 배우 김성오)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을 갖고 있는 좋게 말하면 퓨어남, 나쁘게 말하면 철딱서니 없는 남자, 능력있는 애로 배우 출신 라이브 바 사장 '강경자'와 결혼해서 아내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아들 같은 남편, 아내 '경자'와의 결혼을 위해 어머니와 연을 끊은 직진남, 이 '형우'는 '궁철'과 '재훈'의 이야기 말고 드라마 속 드라마 느낌의 스토리가 있는 캐릭터다. 

 

애로영화감독을 하면서 밥벌이도 제대로 하지 못해 항상 아내에게 기가 죽어있다. 이 드라마 속 드라마에는 이 철 없는 남편의 성장기도 담겨있다. 드라마 초에 보여주는 모습들은 정말 철 없이 자신이 힘들 때에는 모든 것을 놓는 모습, 자신의 꿈을 위해 아내까지도 술접대 자리에 데려가는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정말 눈살이 찌푸려지는 캐릭터이지만, 멋있는 '경자'의 모습에 하나하나 바뀌어가는 '형우'다. 부부 관계에 있어서 신뢰가 어떤 것인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하면서 또 드라마 속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걱정 없는 환경을 가진 그이지만 그 속에서의 고뇌를 보면서 '행복'에 대한 개념 또한 생각하게 해주는 캐릭터다. 남들은 다 능력 있는 아내가 벌어주는 돈으로 먹고사는 행복한 중년으로 이야기하지만 그는 불행하다. 그가 행복을 찾아가는 길에는 어떤 사건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박춘복(47세, 배우 정석용)

 

태생이 착하고 여린 심성을 가진 남자, 강사를 하다가 쥐꼬리만한 강사료로 가족 부양이 힘들어 돈 때문에 보험회사로 이직하지만 항상 가난에 쫓겨 사는 남자, 발기부전에 치매까지... 드라마 최대 불운남, 젊고 이쁘고 착한 아내를 얻었지만 연이어 찾아온 불행으로 고민을 많이 하는 이 세상 쉽지 않은 가장 '박춘복'이다.

 

쉽지 않은 사회생활, 열심히해도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몸은 늙어가고 자식을 키우기 위해서는 영혼이라도 팔아야 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쩌면 현실적인 가장의 모습을 담은 캐릭터이다. 여기까지도 참 슬픈데 발기부전으로 인해 아내의 유혹에도 화답할 수 없다. 약에 의존해 보지만 이제 약을 먹어도 서지 않는 그.. 이런 그에게 친구들과 술자리는 어쩌면 삶의 유일한 낙이다. 친구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에도 위로의 말 외에 할 수 없는 정신없는 삶을 산다. 가장으로써 자신이 가족들에게 해주고 싶은 것, 아내는 바깥일을 하지 않게 해주고 싶지만 점점 힘들어진다. 결국 그는 아내를 놓아주는 선택을 하는데 이 부부는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까?

 

 

천만식(45세, 배우 김원해)

 

'춘복'과 함께 이 시대 행복하지 못한 가장으로서의 남편을 보여주지만 어떤면에서는 '춘복'보다 더 불행한 남자, 5인방 친구들에게 전하지 못한 말이 많은 그, 가족에게도 말하지 못한 많은 비밀을 안고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사망한다. 그는 사망 전 '정해'와의 문자 연락, 아무도 알지 못하는 여인... 많은 의문을 남기고 간다.

 

직장 상사에게 매일같이 구박받고 집에 들어가 생활비가 부족한 아내에게 항상 바가지 긁히며 살아가는 그, 가족들에게 말하지 못할 우울증에 걸려 힘든 그에게는 숨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버스에서 심장마비로 삶을 마치는 마지막까지 세상에 치여 살던 이 시대 가장의 모습을 그린 캐릭터이다.

 

 

 

포스터가 장례식장에 참석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 드라마의 중요한 사건의 흐름이 두 개의 살인사건이기 때문이다. 20년 전 연극 동아리 담당교수 살인사건과 현재의 이들에게 다시 한번 벌어진 '주강산' 살인사건인데 이 두 사건 모두가 범인이 모호해서 잡히지 않고 5인방 안에 범인이 있다. 이 각기 다른 캐릭터들 중 과연 누가 친구를 위해 혹은 사랑을 위해 살인을 저지른 걸까?

 

'한응식'교수 살인사건

이 사건의 전말은 5인방의 첫사랑인 '백해숙'이 교수 '한응식'과 모텔에 들어가는 사진이 찍히고 나서 시작이 된다. '해숙'은 돈을 벌기 위해 술집에서 일을 하는데 이런 사실을 알던 '정해'에게 이 모습이 포착되고 '해숙'에게 질투심을 갖고 있던 '정해'는 이 사진을 학교에 뿌린다. 이로 인해 5인방은 '한응식'교수에 반감이 있던 중 졸업 전 '해숙'이 '한응식'교수에게 폭행을 당하고 돌아오자 이를 참지 못한 '궁철'은 교수실로 향하는데 이를 뒤따라간 5인방의 눈앞에는 당황한 '궁철'과 교수의 시체가 놓여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서로 거리를 두게 되고 이 사건은 암묵적으로 불문율에 붙여지는데 잘 살고 있던 5인방의 앞에 나타난 '해숙'으로 인해 이 사건이 다시 한번 그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주강산' 살인사건

누군가의 사주를 받은 골프강사 '강산', '정해'에게 다가가 술자리에서 약을 타서 '정해'를 집으로 끌고 온다. 과거 '해숙'이 사진을 찍혔듯이 나체사진을 찍히게 된 '정해'는 '강산'에게 끌려다니게 된다. 이를 '궁철'에게 말 못 하는 '정해'지만 '강산'이 '궁철'에게 사진을 보내면서 수면 위로 오르게 된다. '강산'은 사진을 삭제한다는 조건으로 5억을 요구하는데 '정해'는 연을 끊고 지내던 아버지에게 연락해서까지 5억을 갖고 '강산'을 찾아간다. 그러나 그는 '정해'에게 10억을 요구하고 이를 무시하는 '정해'를 강간하려 한다. 이런 '강산'을 깨물고 도망간 '정해', '정해'가 '강산'의 집으로 향한 사실을 안 '궁철'은 그 뒤를 따라 '강산'의 집으로 향한다. 눈이 뒤집힌 '궁철'을 본 5인방은 '궁철'을 따라 '강산'의 집으로 가는데.. 그곳에 있는 것은 '궁철'과 화장실에서 죽어있는 '강산'의 모습이었다. '정해'가 도망간 후 그를 살해한 사람은 누굴일까?

각자의 이유로 그날 그곳을 다녀간 사람은 5인방 중 세명이었다. '궁철', '재훈', '형우' 이들 중 누가 과연 '강산'을 살해한 것일까? 그리고 어떤 이유로 살해한 것일까?

 

과거와 현재.. 우리들의 화양연화는 어느 순간일까?

내가 느낀 이 드라마가 우리에게 묻는 질문은 이거였다.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과거에 품은 사람은 현재에서의 행복을 보지 못한다. 과거가 행복한 것은 그 시간을 이미 지냈기 때문인데 종종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의 행복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순간에도 빛나는 시간과 어렵고 힘든 시간은 같이 있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둠이 조금 크다고 빛을 보지 못하곤 한다. 작은 빛이라도 어둠을 헤쳐나갈 수 있는 큰 희망이 되는데 이를 깨닫는 것이 어렵다. 지나고 나면 보이는 것들.. 하지만 눈 앞에 있는 현실 속 어둠으로 보지 못하는 것들.. 어쩌면 내 지금 옆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하루하루 지치고 힘들고 반복되는 삶 속에도 작은 웃음을 만들어주는 행복이 바로 우리의 화양연화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놓치지 않기 위해 내가 해야 할 일들은 어떤 것일까?

 

드라마에서 과거와 현재, 둘 다 똑같은 살인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과거의 일을 지낸 5인방은 현재에서 다시 만나 다른 살인사건이 생기기 전까지 행복했다. 서로 모여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서로 힘든 속 이야기를 털어놓고 소소한 일탈을 꿈꾸기도 하고.. '해숙'의 마지막 편지에 너희들이 내 '화양연화'야.라는 내용이 있다. 내 곁에 있는 소중한 내 남편, 내 부모님, 내 친구들이 바로 나의 '화양연화'구나. 깨닫는다.

 

결말에 대해서는 남편과 나는 생각이 달랐다. 관점에 따라 이게 뭔가 싶기도 하고 더할 나위 없이 깔끔하기도 하다

(보는 이들에게 맡긴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 드라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다.

나는 이 순간 나를 빛나게 해주는 사람을 만나러 간다.

 

<사진출처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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