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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살아있다" 또 다른 시선에서 바라본 "#살아있다"

Helen lee 2020. 12. 14. 20:56

<#살아있다 포스터>
<출처 : 네이버 평점>

사회상을 정말 잘 그린 영화

네이버 평점과 리뷰를 보면 "재미있다."는 내용보다 "너무하다.", "어이없다." 등 혹평이 더 많아서 처음에 의구심을 갖고 영화를 봤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은 그냥 재미나 연출 같은 것 말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정말 잘 그린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한 장면 장면을 잡고 보면 감독이 그리는 이 시대의 모습들이 너무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느낄만한 것들이 많다고 생각이 든다.

 

스릴을 느끼기 위한 좀비물로 봤을 때 이 영화는 다른 리뷰들처럼 5점 만점에 3점 정도.

하지만, 좀비물이 아닌 우리 시대상을 그린 영화로서 봤을 때 5점 만점에 4점 이상 줄 영화.

 

남자 주인공 '오준우'

 

개인방송 bj인 그는 오늘 날 젊은 세대들의 가장 많은 장래희망인 유튜버를 그려낸다. 주변이 좀비로 가득하고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좋아요와 구독~"을 말하는 그는 오늘날 "좋아요.", "구독"에 목을 메다는 개인방송인들을 잘 그려냈다. 또 그는 혼자 방송 안에서 인기인이고 게임 속 유명인이지만 정작 옆집에 사는 사람조차 모른다. 예전과 달리 삭막한 이웃관계를 지적하는 것 같아 씁쓸했다.

 

혼자 살아남기 위해 버티던 그는 천장에 목을 매달아 죽으려 한다. 그때 또 다른 생존자 '유빈'이 있음을 알게 된 그는 다시 한번 살기를 선택한다. 여기서 이 사회를 사는 우리가 혼자 힘들 때 어떻게 버텨야 하는가를 작가는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다.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면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어이없다"는 진라면 씬이 나오는데 나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 장면을 봤다. 마지막 만찬인 진라면을 TV 광고를 보고 충동적으로 먹는 모습이 어쩌면 우리 세대의 언론에 충동적으로 반응하는 모습을 그려낸 것이 아닐까. 이 진라면씬이 어이없듯 우리도 평소에 언론에서 이슈 되는 것에 크게 반응하지 않던가 라는 생각이 말이다.

또 다른 비난을 받는 장면이 바로 물이 부족해서 마실 물이 없어지는 와중에 유빈이 말라가는 식물에게 물을 주는 장면이다. 그런데 나는 이 장면도 혼자가 되어 삭막한 이 세상에서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닌 확실한 나의 것, 물건들에 집착하는 오늘날의 문제점을 그린 것 같아 씁쓸한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둘은 서로의 생존을 도우며 생존체험을 하다가 빈집이 있는 건물 8층으로 가기로 한다. 

8층에 도착한 그들은 정체 모를 한 사람을 만난다. 첫 만남에서 그들을 구해주고 그들에게 마실 것과 먹을 것을 주는 그에게 '유빈'은 의심의 눈초리를 서슴없이 드러낸다. 하지만 결국 그의 호의를 받고 캔조림과 물을 먹고는 쓰러진다. 쓰러진 이들을 방에 몰래 가둬둔 좀비가 된 아내의 식량으로 주려는 정체불명의 남자. 여기서 나밖에 모르고 도덕보다는 나의 이득이 우선시 되는 시대를 잘 그려냈다.

결국 그를 죽이고 '준우'와 '유빈'은 지금 상황에 살아남기 힘들다는 절망감에 서로를 총으로 쏴 죽으려 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문제가 생기면 자신이 해결하기보다 한번 시도해보고 빠르게 포기하는 요즘 세대들의 모습을 잘 담아낸 것 같다. 그러던 중 들리는 헬기소리는 조금만 참고 이겨내려 하면 희망이 보이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좀비물로써 연출이나 스릴 가득한 장면은 사실 없다.

하지만 영화속에 담고자 하는 우리 세대의 모습들, 그리고 문제들을 아주 현실감 있게 그려낸 점에서 좀비물이 아닌 영화로만 봤을 때 '괜찮은 영화였다.'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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